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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다' 끔찍하고 충격적이네요. 넷플릭스에서 19금으로..카테고리 없음 2023. 3. 6. 08:10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매료된 적이 종종 있다. 한국 작품은 외국 작품보다 피부로 느끼는 부분이 엄청나다. 시리즈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 영화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등 한국 사회의 충격적인 사건을 담은 다큐멘터리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 등장했다.
이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나 MBC < PD 수첩 > 등에서 몇 번 씩 전파를 탄 사건이지만 OTT의 매력을 덧입혀 완성했다. 최초 공개되는 증언 등이 포함된 다수 영상과 인터뷰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치를 높인다. 공중파의 시사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른 포맷이라 신선함도 있다. < PD 수첩> 등을 만든 조성현 PD가 연출하고 MBC가 제작,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다. <피지컬: 100>처럼 넷플릭스와 MBC의 합작품이다.
신을 믿었건만.. 배신당한 사람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종교'라는 포장지에 속아 모든 것을 탕진한 사람들, 세뇌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믿음을 이용한 네 명의 사기꾼에 관한 이야기다. 'JMS, 신의 신부들(정명석)',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박순자)',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김기순)', '만민의 신이 된 남자(이재록)'까지 총 8개의 에피소드다. 그중 이 글은 1~3회인 'JMS, 신의 신부들' 편을 위주로 글을 작성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메이플의 충격적인 인터뷰는 외압과 돈으로도 막을 수 없던, 용기 있는 고백이자 참회다. 정명석의 눈에 들어와 정수정이란 한국 이름까지 받으며 메시아의 신부가 되었단다. 하지만 그는 성폭행 당한 것은 물론 가수, 아나운서, 간부 등으로 감투를 씌워 도망가지도 못하게 했다고 호소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침묵으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다며 후회와 미안함을 드러내 먹먹한 마음마저 더한다. 지우고 싶은 기억을 다시 한번 꺼내 준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공개를 앞두고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측에서 상영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오히려 홍보가 되기도 했다. 재판 중인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담아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신빙성 있는 자료를 많이 축적해 만들었고 사실 여부는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JMS는 어쩌다 메시아가 되었나
▲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예고편 캡처 ⓒ 넷플릭스
정명석은 명문대생을 모아 1980년 신촌의 단칸방에서 종교활동을 시작했다. 성경을 2천 번 읽었고 상징과 비유로 해석하는 독특한 종교인이었다. 화려한 언변으로 미혹했다. 예언은 잘 맞았고, 아픈 사람의 병을 진단하는 등 스스로 재림 예수를 칭하며 신뢰를 얻어 갔다.
1990년대 들어서서 여성 신도가 많아지면서 변태적인 행위가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다. 170cm 이상의 수려한 외모의 여성만 모았다. 그리고는 건강검진이다, 메시아와의 독대다, 사랑의 증거라는 입에 발린 말 등으로 여성 신도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성경을 자신만의 필터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이브의 성적 타락으로 인류는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완성된 아담이자 예수인 자신만이 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와 관계를 맺는 것은 축복이자, 정화될 기회이니 특히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끔찍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여성 신도를 착취하고 욕망했다. 이미 관계 맺은 여성을 내부자로 만들었고, 계속 젊은 여성을 끌어들이게끔 순환 시스템을 구축했다. 젊은 여성을 전도하면 신뢰와 권력이 쌓였고 완벽히 얽힌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그릇된 믿음이 팽배했다. 똑같이 당했지만 큰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 조직 안에서는 절대 인지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지속적인 세뇌가 만든 공포가 인간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수많은 질문을 품게 한다.
PD 수첩 출신이 작정하고 만든 '19금' 다큐
▲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캡처 ⓒ 넷플릭스
종교로 포장된 범죄를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30년 넘게 벌였던 교주 정명석. 그는 홍콩, 중국 등 도피 생활 끝에 2009년 붙잡혀 징역 10년형, 전자발찌 7년을 선고받았다. 2018년 출소했지만 여전히 악행은 계속되었다. 지난해 같은 혐의로 피소, 2022년 10월 구속기소 되었다.
그는 감형을 위해 정신 이상, 심신미약 등을 주장하며 비굴하고 지질한 모습을 보였다. 재림 예수, 메시아로 명명하던 교주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꼬리 내리기에 바빠 보였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믿고 십수년간 수많은 사람이 속았던 걸까.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다큐멘터리는 정명석의 추악한 민낯을 들추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거 공중파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영상과 멘트가 놀라울 정도다. 청불 등급답게 수위가 높다. 피해자들은 찍은 영상, 몰래 녹음한 음성파일 등이 모자이크나 음성 변조 없이 종종 흘러나와 충격을 준다. 구체적인 진술은 상상하기 힘든 변태적인 방법이라 입에 담기도 버겁다. 여성이라면 큰 결심이 필요하고, 피해 경험이 있다면 2차 피해가 생길 수도 있겠다. 극심한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댓글